
두 발 달린 짐승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때로는 내 삶을 살면서
 소진한 바퀴로ㅡ등골이 아픈 것이다
 목이 조여 와 숨쉬기가 가빠지면
 네 발 달린 짐승 되어 산으로 내달린다

뿌리와 줄기 가지와 잎을 소리없이 흐르며

순환하는 수액을 마시고

나는 말없는 나무가된다

옷에 묻은얼룩을 쓱쓱 지우고

밑바닥 앙금까지 탈탈 털어 내고

나무가 되어 하늘 향해 머리을 올려보면

가슴에 가득 와 닿는

바람의 속삭임이 내속 뜰을 일구어

그 허허로운 자유 ㅡ내게 길을 내어주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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